스토리 구성

서사체의 모든 사건들, 즉 명백하게 제시된 사건들과 관객이 추론한 사건들 모두가 스토리를 구성한다. 이러한 예에서 스토리는 최소한 두 가지의 묘사된 사건과 두 가지의 추론된 사건으로 구축된다. 이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괄호 안은 추론된 사건이다).

 

맨해튼

 

(로저 손힐은 사무실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맨해튼의 러시아워이다.

(비서 매기에게 계속 받아쓰기를 시키며 로저 손힐은 사무실을 떠나 엘리베이터를 탄다.)

로저와 매기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을 통해 걸어나간다.

 

스토리 사건의 전체 세계는 때로 영화의 디제시스(그리스어로 상술된 이야기)라고 부른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시작에서 화면 밖에 있다고 우리가 가정하는 자들의 행렬, 거리, 고층 건물들, 그리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화면 안에서 보는 자들의 행렬, 거리, 고층 건물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영화가 묘사하는 세계 속에 있는 것이므로 모두 디제시스이다.

디제시스

  

플롯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보는 영화내에 시각적으로 그리고 또한 청각적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설명한다. 플롯은 첫째 직접적으로 묘사되는 모든 스토리 사건을 포함한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예에서는 단지 두 개의 스토리 사건만이 명시적으로 제시된다. 즉, 러시아워와 엘리베이터를 나서며 매기에게 받아쓰게 하는 로저 손힐이 그것이다. 둘째로, 영화의 플롯은 스토리 세계의 외부적인 것들도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시작이 맨해튼의 러시아워를 묘사하는 동안 우리는 또한 영화의 인물자막을 보며 연주음악을 듣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스토리 세계의 외부로부터 빌어온 것이므로 디제시스가 아니다(극중인물들은 그 자막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없다). 인물자막과 그러한 외부 음악은 그러므로 외재적 요소들이다. 편집과 음향이 어떻게 외재적으로 기능하는가를 보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영화의 플롯-영화의 총체성-은 외재적 소재도 끌어온다는 것만을 지적할 것이다. 

 

 

외재적 소재

외재적 소재는 인물자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포장마차에서 우리는 과장된 엉터리 뮤지컬 연극을 본다. 열렬한 관객들이 극장 안으로 밀려들어오고 황량한 풍경의 흑백그림 두 장이 보여지며 그리고는 계란이 보여진다. 이 세 영상은 사색적이고 성가적인 합창곡과 함께 제시된다. 이러한 영상과 음향은 그 연극이 끝장났고 '실패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스토리 세계의 외부로부터 끌어온 분명히 외재적인 것이다. 이 플롯은 희극적 효과를 위해 스토리에 소재를 부가시킨 것이다.

 

종합하자면 스토리와 플롯은 한편으로는 중복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분리된다. 플롯은 특정한 스토리 사건들을 명시적으로 제시하므로 이러한 사건들은 그 두 영역에 있어서 공통된다. 스토리는 우리가 결코 보지 못한 어떤 사건들을 암시하면서 플롯을 능가한다. 플롯은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외재적 영상들과 음향들을 제시함으로써 스토리 세계를 넘어선다.

스토리

 

우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스토리와 플롯의 이러한 차이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이야기해주는 사람, 즉 영화작가의 입장에서 스토리는 서사체 내의 모든 사건들의 총합이다. 영화작가는 이러한 사건들 가운데 몇몇을 직접 제시할 수 있으며(즉 그것들을 플롯의 부분으로 만들며) 제시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해 암시를 줄 수 있으며 그리고 그밖의 사건들을 단순히 투시할 수 있다-예를 들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후반에 우리는 로저에게 어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의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른다. 영화작가는 또한 외재적 소재를 부가할 수 있다(이를테면 포장마차처럼). 그렇다면 영화작가는 어떤 의미에서 보던 스토리를 플롯으로 만드는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다르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은 플롯, 즉 영화내의 소재들이 자리매김된 배열이다. 우리는 플롯 내의 신호들을 근거로 삼아 마음속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플롯이 외재적 소재를 제시하는 경우 또한 인식한다. 이것은 한 편의 서사영화의 요점을 누구에겐가 전하려 할 때 잘 나타난다. 즉 그럴 경우 우리는 추론하도록 플롯이 신호해준 가장 처음의 사건에서 시작해서 결말까지 그 스토리를 요약하는 경우도 있으며 혹은 영화를 보면서 처음 접한 사건에서 시작하여 플롯을 말해줄 수도 있다. 

 

우리가 애초에 내린 서사체의 정의와 플롯과 스토리의 구분은 서사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하는 도구들이다. 이제는 플롯과 스토리의 구분이 인과율, 시간, 그리고 공간이라는 서사체의 세 가지 양상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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