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정보의 심도
영화의 서사화법은 인지도의 수준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인지도의 심도도 조절한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플롯이 극중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로 얼마나 깊이 들어가는가 하는 문제이다. 제한적 서사화법과 비제한적 서사화법 사이에 하나의 연속선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객관성과 주관성 사이에도 그것이 있다.
플롯은 극중인물들의 외부적 행위인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에 대한 정보 모두에 걸쳐 우리를 국한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서사화법은 비교적 객관적이다. 혹은 한 영화의 플롯은 우리로 하여금 극중인물이 보고 듣는 것에 접근하도록 한다. 우리는 인물의 광학적 시점으로부터 찍혀진 쇼트들, 즉 시점화면을 볼수있거나 인물이 들을수있는 음향(음향기사가 음향심도라고 일컫는것)을 들을수있다. 이것은 우리가 지각적 주관성이라고 부르는 커다란 범위의 주관성을 제공한다. 플롯이 인물의 정신으로 파고들 경우 더 깊은 심도의 가능성이 있게 된다. 우리는 극중인물의 생각을 나타내는 해설을 들을수있고 나아가서는 기억, 환상, 꿈 혹은 환각을 표상하는 내적 영상들을 볼수있다. 이것은 정신적 주관성이라고 부를수있다. 간단히 말해서 서사영화는 인물들의 심리적 흐름의 다양한 심도에서 스토리 정보를 제시한다.
서사화법의 인지범위가 제한될수록 주관적 심도가 깊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인지도의 범위에 있어서 깊은 잠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우리는 거의 말로우의 지각적 이득점으로부터 보거나 듣지 못하며 결코 그의 마음으로 직접 다가갈수없다. 깊은 잠은 거의 완벽한 객관적 서사화법을 이용한다. 한편 국가의 탄생에서의 전지적 서사화법은 광학적 시점화면들, 회상들, 그리고 전쟁이 없는 세계의 마지막 환상과 함께 상당한 심도로 파고들어간다. 히치콕의 영화들에서 히치콕은 우리에게 그의 극중인물보다 더 큰 인지범위를 주는것을 즐기지만 그러면서도 그는 특정한 순간에 우리를 그들의 지각적 주관성에 국한시킨다(예를 들어 시점화면들을 통해서). 인지도의 범위와 심도는 독립된 변수들인 것이다.
부수적으로 이것은 시점이란 용어가 애매모호한 한가지 이유이다. 그것은 인지도의 범위를 한 비평가가 전지적 시점이라고 말할 때처럼 일컬을 수도 있고 혹은 심도를 주관적 시점이라는 용어에서처럼 말할 수도 있다.
인지도의 심도를 조작하는 것은 많은 기능과 효과를 줄수있다. 정신적 주관성의 심도로 파고들면 극중인물과 우리의 동일화를 증대시키며 그 인들이 후에 말할 것과 행동하는 것에 대한 안정된 기대를 신호할수있다.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사랑의 기억 시퀀스와 펠리니의 8과 이분의 일에서의 환상 시퀀스는 객관적으로 제시되면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을 주인공의 특성소와 가능한 미래 행위들에 대한 정보를 준다. 주관적으로 동기화된 회상은 겐지 미조구치의 산쇼 대부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공유하는 회상에서처럼 인물들간의 평행을 창조한다. 플롯은 인물의 동기에 대해 호기심을 창조하며 그리고는 그 행위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내적 해설 혹은 주관적 회상과 같은 일정 수준의 주관성을 이용한다.
다른 한편으로 객관성은 정보를 유보시키는 한가지 효과적인 방식이다. 깊은 잠이 말로우를 주관적으로 다루지 않은 한가지 이유는 탐정물은 탐정의 추리를 관객들에게 숨겨져 하기 때문이다. 추리는 결말에서 탐정의 추측들과 추론들을 밝히기 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경우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영화에서 어떠한 순간에든 우리는 얼마나 깊이 내가 극중인물이 지각하는것, 느끼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을 아는가? 하고 질문할수있다. 그 답은 어떻게 서사화법이 관객들에게 형식적 기능, 혹은 특정한 효과를 이루기 위해서 스토리 정보를 제시하거나 유보하는지를 직접 지시해줄 것이다.
서사화법이 제시하는 인지도의 심도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가지 지적할 것은 대부분의 영화가 객관성의 총체적 틀에 주관적 순간들을 삽입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로저 손힐이 반 담의 창문으로 기어올라가 들여다보고(객관적인 서사화법), 로저의 광학적 시점으로 보여진 쇼트(지각적 주관성)로 이어지며 다시 로저가 바라보는 쇼트(다시 객관성)로 바뀐다. 이와 비슷하게 꿈을 꾸는 시퀀스는 때로 침대 위에서 자고 있는 사람의 쇼트들을 앞뒤에 두고 보여진다. 회상은 객관적 서사화법의 포괄적인 힘을 보여주는 흥미있는 예를 보여준다. 우리가 보는 사건들은 인물이 과거를 상기함으로써 일어나는 것이므로 회상은 항상 정신적 주관성으로 동기화된다. 그러나 회상으로 일단 들어가게 되면 사건들은 보통 아주 객관적인 관점으로 제시된다(사건들 역시 항상 비제한적인 방식으로 제시되며 심지어는 기억하는 인물이 결코 알수없는 행위까지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영화는 우리가 주관적인 심도를 찾아나서지만 다시 돌아오게 되는 기준으로서 객관적인 서사화법을 택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습을 거부하고 객관성과 주관성을 애매하게 혼합시키는 영화들도 있다.
화자
서사화법은 플롯이 관객에게 스토리 정보를 제시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인지도의 제한적 범위와 비제한적 범위 사이에서 또 주관성의 정도에 따라 변할수있다. 또한 서사화법은 우리에게 스토리를 전해주는 특정한 대리인인 화자를 이용한다. 화자는 스토리 속의 인물일수있다. 허크핀이나 제인 에어가 소설 속의 행위를 말해주는 경우처럼 이러한 관습은 문학에 자주 등장한다. 에드워드 드미트릭의 영화인 연인 살해에서는 탐정이 그 자신을 심문하는 경찰에게 진술하면서 회상한다. 또한 튀르포의 쥘과 짐에서처럼 익명의 보이스 오버 화자와 같은 비인칭 화자를 이용할수도 있다.
어떠한 화자든 다양한 종류의 서사화법을 제시할수있다는 것을 주목하라. 인물 화자는 꼭 제한적일 필요는 없으며 그가 보지못했던 사건들도 얘기할수있다. 비인칭 화자는 전지적일 필요가 없으며 한 인물이 아는것에 대한 해설에만 극한될수도 있다. 인물 화자는 그의 내면적 삶의 세세한 것을 댸기하면서 아주 주관적일수있거나, 혹은 그의 스토리를 외부적인 것에만 국한시키면서 개관적일수도있다. 비인칭 화자는 우리를 주관적 심도에 접하게 할수있으며 쥘과 짐에서처럼 피상적인 사건에만 매달릴수도있다. 어떠한 경우에든 기대를 설정하고 플롯으로부터 지속적인 스토리를 구축하는 것은 화자가 말하는것, 혹은 말하지 않는것에 의해 지배된다.
요약
우리는 조지 밀러의 거리의 전사(또한 매드맥스2로도 알려져 있다)를 예로 들어 서사화법의 표현력을 요약해볼수있다. 이 영화의 플롯은 '전사 맥스'를 회상하는 나이든 남성 화자의 외화면 해설로 시작된다. 사회를 부랑자집단으로 피폐화시킨 전세계적 전쟁을 발단으로 제시한후 그 화자는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가 누군지의 문제는 의문으로 남는다.
나머지 대부분의 플롯은 남부로 도망하려 하지만 사악한 약탈자 무리에 의해 사로잡혀 있는 평화로운 사막의 사람들과 맥스의 만남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인과관계의 고리는 휘발유를 대가로 정착민들을 위해서 맥스가 일하기로 하면서 설정된다. 후에 약탈자들과의 작은 충돌이 맥스를 다치게 하고 그의 개를 죽게 하고 그의 차를 부서뜨리자 맥스는 사막의 사람들이 탈출하는 것을 돕기로 한다. 포위하고 있는 약탈자에 대응한 투쟁은 맥스가 트럭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몰고가는 데서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알아야 할것이 있다. 마지막에 이르면 나이든 화자의 음성이 그가 바로 맥스와 친했던 야생의 소년이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하려고 다시 나타난다. 사막의 사람들은 떠나고 맥스는 고속도로에 홀로 남아 있다. 우리가 뒤로 빠져나오면서 맥스가 점점 작아지는 이 영화의 마지막 영상은 지각적 주관성(차를 타고 맥스로부터 멀어지는 그 소년의 시점)과 정신적 주관성(화자에게 점점 희미해지는 맥스에 대한 기억) 모두를 제시한다.
이와 같이 거리의 전사에서 플롯의 형식은 인과율, 시간과 공간뿐만 아니라 서사화법을 통합하여 이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영화의 중간 부분은 비제한적 부분들을 대체하는 맥스와의 동일화에 의해 우리의 기대를 일구어준다. 그러나 이 중간 부분은 모든 사건들을 먼 과거로 몰아넣는 신비한 화자에 의해 틀이 짜여진다. 도입부에서의 화자의 존재는 우리로 하여금 그가 누구인지 짐작하게 하면서 그가 다시 영화의 끝에 나오기를 기대하게 한다. 이와 같이 이 영화는 원인과 결과 그리고 그 서사화법의 유형화 모두의 완결성을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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